공적자금 받던 허약한 수협 사업구조 개편으로 체질 강화
취임 후 매년 역대 최고 수익 경신…감사패와 연임 오버랩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28일 “지난해 전체수협이 수익규모 4,495억원에 이르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단단히 다진 내실과 개선된 체질을 바탕으로 모래채취 및 해상풍력발전 등 바다환경 파괴행위 금지와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 해외어장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수협중앙회에서 열린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어촌 및 수산업 지원 기능도 적극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역대 최대’라는 이런 분위기를 주도한 사람은 김임권 회장이다. 그는 3년 전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경영목표로 제시하고 수익성 강화에 매진했다.  그리고 3년 연속 수익규모를 확대했다. 그 결과 1,000억원대 초반에 머물던 수협 수익 규모는 3년 사이 무려 4배가 늘어났다.
이날 총회에서는 결산도 감사보고도 서면으로 대체했다. 유례없는 일이다. 그러면서 나온 얘기가 “수익을 많이 냈는데 보고하면 뭐 하냐”고 했다.
특히 최대 현안이던 사업구조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사업구조 개편은 그의 연임까지 무덤에 묻어버렸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가 수협법 개정 당시 사업구조 개편보다 연임을 챙겼다면 그는 지금 국회를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  김 회장은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한 후 자본구조를 강화해 은행의 수익규모를 3년 사이 4배 이상 키워낸 1등 공신이다. .
자회사로 분리되면서 양질의 자금이 들어오고 수익성이 강화됐다. 자기자본도 같은 기간 두 배 늘어나고 재무건전성도 대폭 향상 됐다.
김 회장 취임 후인 2014년 중앙회와 은행의 총사업규모는 23조 5,103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31조 7,186억원. 무려 8조 2,083억원, 35%가 증가했다.
중앙회와 은행의 자기자본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1조 4,118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 8,884억원을 기록했다. 3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경영이 크게 호전됨에 따라 수협은 지난해 예금보험공사와 약정된 일정보다 1년 먼저 공적자금 127억원을 상환했다. 올해도 1,100억원을 추가 상환할 계획이다.

김회장 취임 후 조합들의 경영 역시 크게 좋아졌다. 2014년 541억원에 불과했던 91개 회원조합 전체 연간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에는 1,619억원을 기록했다. 또 자기자본도 3년 동안 5,000억원 가량 증가해 1조 1,489억원을 기록하는 등 건전성이 대폭 개선됐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회원조합 가운데 99%가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수협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협은 강화된 경영 기반을 토대로 바닷모래 채취 및 해상풍력발전소 건립과 연근해어자원 고갈 등 어촌과 수산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했다. 바다모래 채취를 사회적인 문제로 끌어 올렸고 바다모래를 함부로 채취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사건은 협동조합이 있어야 하는 존재와 가치를 느끼게 한 수협사적 사건이다. 정부와 관계를 수직적에서 수평적 관계로 바꿨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을 위해 올해 2,453억원을 투입하고 어촌지원부를 신설키로 했다.

그는 요즘 취임 3주년을 맞아 ‘해안선 4만리, 어촌계와 함께하는 사랑방 모임’을 열고 있다. 전국 어민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어촌과 수산업 현장 중심으로 경영 체제를 개편해 나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런 공만 있는 게 아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노량진수산시장 문제가 미완의 장으로 남아있다. 또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 과감한 인사개혁을 하지 못하고 특정지역, 특정대 출신을 싸고 돈다는 비판이 그의 주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도전적이다. 

김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국민과 어업인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조직, 어업인을 향한 무한한 책임과 사명감을 발휘하는 임직원이 돼 대한민국 수산 발전을 이끌어가자”고 강력한 힘을 주문했다. 그는 이날 조합장들로부터 수협 구조개편, 바다모채 채취 반대, 수익구조 개선 등 그간 추진해 온 것에 대해 고맙다는 뜻을 담은 감사패를 받았다. 다른 데 의미가 있지만 현역은 좀처럼 받기 힘든 감사패다. 감사패와 연임이 오버랩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는 게 수협 임직원들 얘기다. 그의 에너지가 식어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들이 수협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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