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마리당 6,300원…1kg 성어 원가만 5만원
한파 등 영향 2월 말 이후 본격 조업 시작될 듯

2018년산 실뱀장어 채포가 부진해 하반기 뱀장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양만업계 및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8년산 극동산 실뱀장어 채포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으나 기후 환경 변화로 채포가 예년에 비해 극히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만업계 및 KMI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까지 채포된 극동산 실뱀장어는 중국 1,150kg, 일본 450kg, 대만 440kg으로 모두 2톤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 동기의 10% 수준이다.
작년 동기 극동산 실뱀장어 채포량은 일본 12.2톤, 중국 6톤, 한국 3.5톤, 대만 1톤 등 22.7톤이다.
실뱀장어 채포 부진으로 치어 가격 또한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1월 kg당 390만엔(4,000여만원)까지 상승했다. 마리당 780엔(8,000원) 정도다.

허수진 KMI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월 동향보고서에서 “실뱀장어 채포가 ‘대불황’이라고 표현할 만큼 채포가 저조했던 2013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본의 극동산 뱀장어 입식량도 약 1,100kg으로 작년의 10% 수준인데다, 2013년(약 2,600kg)에 비해서도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실뱀장어 가격 상승은 어가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해 입식이 감소하게 되고, 양성물량이 줄어 성만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13년에도 실뱀장어 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kg당 2,800엔(kg당 3마리 기준. 3만원)이었던 일본 뱀장어 가격이 소비 성수기인 8월에는 kg당 3,750엔(4만원)까지 상승했다.

허수진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지난 1월 들어 뱀장어 거래가격이 kg당 500엔 상승하면서 3,250엔(kg당 3마리 기준. 3만 3,000원)까지 형성됐다”며 “대불황인 2013년과 마찬가지로 8월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등 국외 실뱀장어 채포 부진으로 어가에서 출하를 줄이면서 1월 뱀장어 산지가격이 전월 및 작년 동월 대비 각각 23.9%, 52.8%가 상승했다.

김성대 민물장어수협조합장은 “올해 치어 채포가 이상기후 영향으로 20년 만에 처음보는 흉작”이라며 “실뱀장어 한 마리에 6,300원에 거래되는 데 이를 입식해 성어 1kg을 생산하려면 치어값만 3만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 사료값과 인건비 등 일반관리비를 합치면 원가가 5만원이 넘는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하반기에는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내 실뱀장어 조업은 1월 중순부터 시작돼 설 명절 이후 본격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한파 등의 영향으로 조업이 안된데다, 설 명절마저 늦어 본격적인 실뱀장어 채포는 2월 중순부터 이루어질 예정이다.

허수진 연구원은 “2월 중순 이후 국내 실뱀장어 조업 또한 부진할 경우, 산지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및 국외 실뱀장어 채포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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