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몇 사람 하는 참치 양식 수산 중심 사업처럼 포장하고
생잔율 얼마인지 과학적 조사도 없이 명태치어 방류 얘기만
김 밀식 환경 뻔히 알면서도 아무런 대책 내 놓지 않고 있고
과태료 상한액 300만원

 
“아니, 참치 양식업이 수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큽니까? 참치 양식하는 사람이 몇 사람 됩니까? 그리고 생산액이 얼마나 됩니까? 해양수산부가 그것을 마치 중요한 사업인 것처럼, 또 미래 우리 수산을 책임질 것처럼 얘기하는 게 맞는 겁니까?”
지난 달 18일 세종청사 세종홀에서 해양수산부가 이낙연 총리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것을 보고 수산인들은 울화가 치밀었다.
 

지금 연근해 어업은 44년 만에 생산량이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다. 연근해어업은 어업인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구간이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정책 비중을 여기에 두고 있지 않다. 보고 자료만 보면 그렇다. 그리고 극히 몇 사람이 하고 있는 참치 양식을 수산부문 업무보고 가장 앞자리에 올려놨다. 연근해 생산량을 과거 수준으로 돌리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개혁적인 정책을 추진할 건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 대신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하는 참치 양식을 ‘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라는 이름으로 추켜 든 것이다.

게다가 참치 양식은 정부가 하는 얘기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양식도 아니다. 넓은 어장이 필요하고 참치가 살 수 있는 적지가 필요하다. 수온이 따뜻한 제주도에 외해 양식장을 시설하고 정부가 투자비에 반을 지원했어도 실패했던 사업이다. 인성실업이 오는 5월 통영에서 상업 출시를 하는 게 성공의 전부다. 이것이 대량 양식돼 상업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아마 이글을 읽는 독자들이 생전에 이런 모습을 못 볼지도 모른다. 기술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선 일본도 소비 대부분을 자연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것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업무보고에 활용했다는 것은 엄밀하게 따지면 과장보고를 넘어 허위로 비쳐질 수도 있다.


명태 치어 방류 역시 마찬가지다. 2020년 동해안에서 명태 5만톤을 생산하겠다는 前 정권 때 얘기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이번 보고에서 명태 치어 방류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해 전문 생산동 건립 등 대량육성체계를 구축하고, 치어를 100만 마리 방류 하겠다고 했다. 생잔율이 얼마인지 과학적 조사도 없이 마치 ‘쏟아 붙기 식’ 방류사업만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또 김 수출이 5억달러를 넘어서면서 김 생산 주산지에서는 어민들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밀식이 성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다보면 어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질 좋은 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어장을 관리하고 대체어장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앞자리에는 이런 내용이 하나도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어선 위치발신 장치를 고의로 끄면 과태료를 최고 300만원까지 물리겠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 어선법 개정안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어선위치발신장치를 고의로 끄는 이유를 뻔히 알면서도 고작 300만원을 최고 과태료로 물리겠다는 해양수산부 발상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어선위치발신장치를 꺼 3,000만원을 벌 수 있다면 300만원을 아낄 사람이 있을까. 해양수산부는 그래가지고 자원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정말 궁금하다.


또 1년 넘게 한일어업협상이 중단 돼 일본 EEZ수역에 우리 어선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마도 인근에서 고등어를 잡아야 하는 선망어업은 벌써 도산할 업체가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얘기마저 들린다. 우리 어선이 들어가지 않자 일본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방어를 잡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여기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수산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것이다. 어민들이, 수산이 길을 잃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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