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안 개구리 벗어나 수산계 포용하는 모습 보여야
소속 단체도 애정 없는 한수총 끼고 돌아봤자 말짱 ‘헛것’
수협신년인사회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 수산계 전체로

수협이 수산계 중심이 될 수 있을까.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 까.
수협으로선 신년을 맞으면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다. 되지도 않는 얘기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건설적인 의제다. 왜냐면 수산은 농업과 달리 단체도 몇 안 되고 수협과 같은 큰 단체가 없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모여서야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해양수산가족 신년 인사회’가 있었다. 이후 수협중앙회는 인근 호텔에서 별도로 수협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한 해 시작하면서 계획도 듣고 덕담도 나누고 서로의 발전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조금 전 봤던 사람들이지만 이들이 다시 모여 덕담을 나누고 협동과 단결을 얘기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지금 수협은 수산의 중심이다. 이런 행사도 ‘끼리끼리’ 보다는 더불어 하는 게 좋은 모양새다. 해운항만 쪽은 ‘해양수산가족 신년 인사회’ 와는 별도로 해항회 주최의 신년인사회를 갖는다.
그러면 수협도 ‘그들만의 리그’처럼 자기들끼리만 모여 행사할 게 아니다. 해항회처럼 수산 쪽은 수협이 주최가 돼 범 수산인을 대상으로 수산가족 신년인사회를 여는 게 좋다. 문을 활짝 열고 해양수산부 장·차관은 물론이고 실·국·과장들, 수산계 인사들을 초청해 한자리에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수산계가 수협을 다시 볼 것 아닌가. 효과로 봐서도 거기 들어가는 경비 정도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시간이 문제가 된다면 ‘해양수산신년인사회’ 행사 당일 저녁 수협중앙회에서 해도 된다. 또 정 뭐하면 국토 중간에 있고 조합장들도 오가기 좋은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에서 하면 된다. 행사를 꼭 서울에서 하라는 법은 없는 것 아닌가. 문제는 시야다. 수협이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이제 시야를 넓혀야 한다.

한수총 더 이상 끼고 살면 안 돼
또 하나 수협이 수산계 중심에 서려면 ‘한국수산단체총연합회(한수총)’ 같은 국적 불명의 단체를 더 이상 끼고 있어선 안 된다. 솔직히 소속원들이 이 단체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는 이 단체가 있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단체를 만든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이 단체는 유통기간이 지났다. 기자재 업체나 요식업자들이 얼마나 이 단체에 애정이 있는가. 이 단체, 저 단체 끼워 넣어 정체성도 없다. 또 덩치만 큰 것처럼 보일 뿐 꼭 해야 할 역할도 없다. 그런 단체를 수협중앙회가 끌고 가 무슨 실익이 있는가. 이 단체의 생명줄은 실질적으로 수협중앙회가 쥐고 있다. 또 실제적인 일은 수협중앙회가 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수협회장이 전국구를 받거나 국회의원 출마 시 써 먹을 수 있는 경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건 ‘적폐’나 다를 바 없다. 수협이 중심이 돼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런 단체를 만들어 수협 스스로 존재감을 없애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
수협은 이제 수협은행 독립으로 여유도 생겼다. 또 일선 조합들도 경영안정을 찾아 가는 시기다. 그러면 이제 수협이 수산계에 어떤 위치로 존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한수총이 아닌 수협 자체 브랜드로도 얼마든지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유령 같은 단체를 앞세워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정말 안타깝다. 수협이 잘 돼야 수산이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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