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유)아리울수산 박금옥 대표

발명가들 중에 주부들이 많은 것은 그 발명품에 생활의 지혜가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연구·개발했기 때문에 뛰어난 발명품이 탄생되는 것이 아닐까.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유)아리울수산은 박대를 반건조해 판매하는 수산물 가공 전문업체다.

박대는 참서대과 생선으로, 군산 인근 서해안에서 나는 길이 20∼30cm 정도의 소형 어종이다.

박금옥(64) 대표가 아리울수산을 설립한 것은 2010년도. 그 당시 박대는 군산에서 나는 흔한 생선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평범한 주부였던 박대표는 늘상 박대를 먹으면서‘이렇게 맛있는 박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박대표의 이러한 생각을 알고 있던 지인이 수산물 가공 공모 사업에 신청해 보라는 권유를 해왔다. 이에 박대표는 군산 박대를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성장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공모사업에 뛰어들었고, 마침내 2010년 5월 박대 가공공장을 완공해 사업을 시작했다.

박대의 가공·제조 과정은 이렇다. 먼저 서해안 등지에서 어획한 국내산 박대와 조기를 엄선해서 구매한다. 그리고 박대와 조기의 비늘과 껍질을 첨단기계시설로 제거한 뒤 세척, 개별 진공포장한 후에 금속 검출기를 통과하여 냉동제품실에 보관한다.  해동 후에는 물간을 하고 세척된 생선을 채반에 펼쳐 냉풍건조시설에서 반건조하며 영하 40도의 급랭시설에서 24시간 급랭한다.

아리울수산의 박대는 이 모든 전 과정을 최첨단 HACCP(해썹) 시스템을 통해 청결하게 위생관리 하고 진공포장을 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그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박대 사업을 조금씩 성장시키던 박금옥 대표가 박대 어된장을 만든 것은 우연이었다. 7년 전 작은 박대가 많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것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궁리를 했다. 작은 박대는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젓을 담그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담근 젓으로 된장을 만들었고, 그렇게‘박대를 이용한 어된장’이 탄생했다.

그러나 박대 어된장을 만드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박대 어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자미, 박대, 꽃게의 젓을 각각 담아 1년을 숙성시킨 후 걸러서 함께 끓인 다음 메주를 넣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총 2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싱거우면 상하기 때문에 간 맞추는 게 가장 어렵다. 비율과 간이 안 맞으면 그 많은 젓갈을 다 버려야 되고, 조금 늦은 봄에 담그면 발효가 너무 돼 냄새가 나서 또 다 버려야 한다. 이렇게 버려진 젓갈만해도 수십톤에 달한다.

박대 어된장에는 콜라겐과 비타민A, 인, 칼슘 등 여러 가지 성분이 있고, 된장찌개, 된장국, 생선탕에 넣으면 감칠 맛 나는 조미료 역할을 해준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비린내도 심하지 않다는 평이다.

올해 특허를 받은 박대 어된장은 현재 판매용으로는 만들지 않고 있다. 판매를 하려면 HACCP 시설을 갖춘 공장을 세워야 하는데, 아직은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박대표는 언젠가는 공장을 세워 박대 어된장도 박대처럼 군산 특산품으로 만들고자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박 대표는 박대를 군산 특산품으로 만들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박대를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영광굴비처럼 군산하면 박대, 박대하면 군산을 떠올릴 수 있도록 박대가 군산특산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박대표 바람이다.

현재 아리울수산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연간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미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박대와 ‘박대 어된장’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날을 기대해본다.<김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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