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마트도 덕이점 전철 밟아…수억원 적자내고 1년 만에 폐점
똑같은 실수 되풀이…책임지는 사람은 없어
“심의위 강화…매장 개설 책임자 실명제해야”

부실하게 매장을 개설해 1년 만에 15억여원을 날린 바다마트 일산덕이점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산덕이점과 똑 같이 바다마트 매장을 개설해 손해보고 문 닫는 일이 최근에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바다마트 노량진시장점은 지난해 7월 노량진수산시장이 새로 지어진 후 새 건물 2층에 매장을 개설했다. 당초 수협은 새 건물 1층에 250평 짜리 대형바다마트를 개설하려고 했다. 그러나 1층은 용도 상 바다마트를 크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법인 측과 협의를 거쳐 2층으로 장소를 옮기고 규모도 140평으로 줄였다. 여기에 시설비 2억여원을 들여 만든 이 매장은 문을 연 후 딱 1년 만인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장사가 안 됐기 때문이다. 임대료가 평당 17만원으로 한달에 나가는 돈만도 2,380만원에다 직원 4명 인건비 등만 합쳐도 3,000여만원이 나가는 이 매장은 하루 매출이 몇백만원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상인들은 “수협바다마트가 시장에서 냉동품과 건어물을 주력 상품으로 팔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매장 개설을 조금만 신중하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협은 여기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데도 그냥 적당히 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1년 만에 문을 닫아야 하는 이런 결정을 누가 했느냐는 점이다. 수협은 바다마트를 개설할 때 매장개설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심의위원은 외부 전문가도 없고 중앙회 경제담당 이사, 경제기획부장, 수협유통 대표, 일부 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수협유통 대표가 위원장이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중앙회 담당 이사가 행세할 수 있는 구조다. 담당 이사가 문제가 있다고 틀면 매장을 개설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덥고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일부 수협 직원들 얘기다.

한 수협직원은 “매장 개설 시 최고 책임자와 심의위원만 실명제로 해도 이 같은 무책임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회의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는 똑같은 조건으로 스시전문점이 들어와 있다. 이 가게는 1년을 손해볼 생각을 하면서 참치 해체쇼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가게에 손님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싹’이 보인다는 얘기다. 똑 같은 조건에서 한 쪽은 문을 닫고 나가고 다른 쪽은 희망을 키우는 이런 일이 어째서 일어나는 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한다는 게 시장전문가들 얘기다. 1년도 안 돼 15억여원을 날리고 1년도 안 돼 몇억원을 날리는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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