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주가 만난 사람/(주)네오엔비즈 이규태 사장


바이오플락 양식기술로 친환경적 양식장 조성
대부도 대규모 바이오플락 양식단지 연말 완공
내년부터 생태 체험·시식 등 6차 산업화도 추진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젊은이들이 들어와서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산업이 바로 수산양식산업입니다”
50명 직원 중에서 박사가 6명, 석사가 12명. 그러니까 직원 중 1/3 가량이 석·박사인 회사.게다가 해양수산부장관이 취임하면 성지(聖地)처럼 찾아가는 회사. 환경·바이오·양식분야에 독보적 기술을 가진 ‘(주)네오엔비즈’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02년 서울대 해양학과 동문 5명이 만든 뒤 바이오플락(Bio-floc)이라는 양식기술을 상용화해 연간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 회사에 대한 시중의 평가다.

이 회사 이규태 사장(47)은 “젊은 사람들이 1차 산업을 중노동을 하는 3D 업종으로 생각한다”며 “미래를 보는 혜안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수산양식산업은 미래 가능성이 충분한 데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게 아쉽다는 얘기다.

양식 성장잠재력 큰 산업

이 회사는 윤진숙, 유기준, 김영석 장관등 박근혜 정부 역대 해양수산부장관들이 성지처럼 왔다 갈 만큼 특별한 양식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의 민간 상용화를 최초로 만들어 낸 회사로 한 때 방문객들 때문에 일에 지장을 받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당초에는 수산양식이 주사업이 아니었다. 환경오염 평가, 환경 컨설팅 등 환경 연구개발이 주 아이템. 그러다 2009년 이 사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양식학회에 참가해 선진양식기술을 접한 뒤 반전이 시작된다. 친환경 양식기술인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을 활용한 수산물 양식을 중심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2010년 1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바이오플락 양식 파일럿-상용화 모델 구축’이란 목표 아래 충남 당진 송악에  2,000평의 양식시설(부지 1만7,000평)을 만들어 바이오플락 양식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본격 시작했다.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은 양식장 물에 이로운 미생물을 넣어 자연친화적으로 정화가 이뤄지게 하는 기술이다. 원래 이 기술은 양식수조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오염된 바닷물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물고기들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아질산 등 오염 물질이 축적돼 물고기가 폐사하게 되고 이것이 해양오염의 2차 원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기술은 1990년대 초 이스라엘에서 틸라피아라는 역돔 양식에 처음 성공하면서 실제 양식에 적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5월 국립수산과학원이 이 기술을 이용해 새우 양식에 성공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기술을 실제 양식에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좁은 수조 안에서 물고기가 바뀌면 미생물 생태계가 바뀌기 때문에 먼저 다양한 미생물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또 물고기의 생태계에 맞춰 미생물들을 적당량 넣어줘야 하며 온도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잘못하면 수질이 더 나빠져 물고기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규태 사장은 “2008년 흰다리새우 바이오플락 양식기술 연구를 시작해 2013년 초기 기술을 완성했다”며 “민간 상용화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54억원 중 흰다리새우를 양식해 벌어들이는 돈은 20여억원. 지금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새우와 틸라피아는 물론이고 뱀장어와 황복, 미꾸라지까지 성공할 만큼 기술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이 바이오플락 기술을 이용하면 1년 이상 양식 수조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고 살균제나 항생제 없이 친환경적인 물고기를 키울 수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도시 빌딩 양식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산양식, 바이오, 환경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해양환경, 바이오, 수산양식 등 장점이 잘 결합됐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그는 ‘융합’을 가장 큰 기술로 평가했다.

바이오플락 양식어종 확대

그러나 이 회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사업 확장을 위한 인프라가 완비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올 연말 2015년에 시작된 안산대부도 대규모 바이오플락 첨단양식 1단계 사업이 완공된다. 본격적인 바이오플락 양식 상용화를 위해서다.  이 사업에는 국비 30억원, 시·도비 30억원, 자부담 60억원 등 총120억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연건평 1만7,000평에 100톤 규모 100개 수조가 들어서고 무병종묘 생산동, 에너지 제로연구동 등 최첨단 양식시설이 지어진다. 기술개발에 성공한 황복, 뱀장어, 미꾸라지에 대한 양식 기술 상용화도 본격 시작된다.

이규태 사장은 “이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200톤의 새우를 생산하고 18만명의 관광객을 맞아 연간 92억원의 매출을 올릴수 있다”며 “1차적으로 내년 6월까지 400~500평 규모의 미래형 양식장 시범모델을 만들고 바이오플락 양식장 일부를 민간에게 분양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간분양사업은 600억원 규모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데 민물장어, 돔, 전복, 해삼 등 고부가가치 어종 양식에 대한 기술제공, 위탁 생산을 하게 된다. 그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우리 양식 기술이 국내·외에서 평가 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어업인들에게 기술이전 컨설팅을 해 어업소득 향상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첨단시설과 우수 인력을 토대로 개발되는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지역 어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 회사는 또 기름이나 석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제로 스마트 양식 기술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자연에서 신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양식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에는 정부지원금 23억원, 자부담 7억원 등 3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것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양식모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규태 사장의 꿈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그는 1차 산업을 관광과 먹거리로 연결시키는  6차 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19년까지 안산 대부도 2단계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플락 첨단양식 6차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3,000평 규모에 자연학습 체험시설 등을 만들어 학생들과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첨단양식장 견학에서부터 수생태 자연학습, 관상어 관람, 맨손잡기 체험, 새우낚시 체험시설 등을 만들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에서 생산한 친환경 새우  판매와 함께 이들을 원료로 한 레스토랑까지 볼거리, 먹거리 등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안산도시공사와 100억원 규모 합작투자를 협의하고 있다. (주)네오엔비즈가 부지, 기술, 콘텐츠를 맡고, 체험학습장 경험이 많은 안산도시공사가 사업비를 전액 투자하는 방식이다. 친환경 첨단 양식장이 완성되면 이를 생태관광코스로 개발해 명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안산시가 해양생태관광도시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첨단 양식장을 직접 보고 경험하며 친환경적인 수산물을 직접 먹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래를 위해 당면한 게 에너지, 환경, 식량문제입니다. 바이오플락 양식기술로 친환경적인 양식장을 만들고, 양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석유나 기름,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양식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안산대부도 대규모 바이오플락 양식단지가 완성되면 우리나라 수산 양식사에 새로운 장을 열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꿈의 양식장'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지 궁금하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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