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농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중 FTA 발효로 농수산업 전체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였고, 최근에는 쌀값 폭락과 AI 발생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新보호무역을 표방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금리인상,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조치 등 대외환경에 여러 어려움들이 예상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러한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국민의 행복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공사가 해야 할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주어진 난제에 대응하여 우리 농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첫째, 주요 농산물 수급관리를 책임지는 공기업으로서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여 우리 농업기반 강화에 기여하겠습니다. 수급관리에 실패하면 농가소득 안정은 물론 농산물 수출진흥과 식품산업 육성 등 다른 정책 사업의 효과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기후와 작황 등 변수가 많아 농산물 수급 예측이 쉽지 않으나, 과학적 수급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한 선제적 대응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부터 수급기능을 강화하여 시작한 계약재배 사업은 가격안정 뿐 만 아니라, 우리 농민들의 안정적 영농을 도와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에 궁극적 목적이 있습니다. TRQ(저율관세할당) 농산물도 공급이 부족한 농산물을 도입한다는 개념을 넘어서야 합니다. aT는 수입 농산물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무분별한 저가 수입농산물 유입을 막고, 우리 농업 생산과 자급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TRQ 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둘째, 산지 경쟁력 제고를 중심으로 유통을 개선하고 효율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통주체마다 노력한 만큼의 합리적인 대가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높은 유통비용과 비효율적 유통구조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에 맞춰 농산물 온라인 거래, 직거래 등 신 유통을 정착시키고, 다양한 유통채널 간 경쟁을 통해 농산물 유통의 체질 개선을 이루어야할 시점입니다. 무엇보다 산지 생산자를 조직화·규모화하여 소비지에 대한 농가의 교섭력을 높이고,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복잡한 유통구조와 경직된 거래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농가의 수취가격을 올리고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하는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데 힘쓰겠습니다.

셋째, 본격적인 개방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농수산물의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미국, 중국, EU 등 거대시장과의 FTA로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 확보는 국가적 현안이 되었습니다. 수출은 우리 농식품이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자 국내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축입니다. 당장의 수출액 수치에 얽매이기보다 이제는 우리 농어업의 새로운 방향과 대안으로서 수출시장을 바라봐야 합니다. 마케팅 위주의 수출지원에서 벗어나 국내 수급관리와 수출 간의 연계성을 찾고, 산지·가공·포장·유통·통관 등 농식품 수출 전반에서 타 기관과 차별되는 전문성을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추진하는 다양한 수출사업들에 대해 보완사항을 점검하고 방향을 재정립하여 장기적으로는 농식품 중소수출기업이 독자적인 시장개척능력을 갖춰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국내 식품산업을 우리 농업의 가치를 높이고 농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식품산업은 1차 생산품의 가공을 통해 농어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뿐 만 아니라, 관련 업계로의 고용창출 효과도 큰 산업입니다. aT는 식품산업 육성의 초점을 생산농민에게 맞춰 식품·외식 분야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농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민하겠습니다. 국산 식재료를 많이 쓰는 기업에게 보다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외식기업과 생산지를 연결하는 수단을 다양화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식품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제공하여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겠습니다.

금년은 공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우리 농업 발전을 위해 달려온 50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국민 먹거리 안정과 농어민 소득증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슴에 새기며, 향후 100년 공기업으로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차게 뛰겠습니다.

논어에“세한연후지송백(歲寒然後知松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늘 푸르고 곧은 송백의 진가를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 오히려 우리 농식품의 저력과 aT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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