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수산신문의 ‘작은 소망’

“올 한해도 건강하고 우리 모두 소망하는 것을 이룰 수 있기를”
매년 우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평범한 소시민들 얘기다.
그리고 우리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새해’라는 비행기를 탄다.  이 비행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말이다. 우리의 자발적 의지나 소망과는 상관없이 비행기는 출발하고 우리는 그냥 거기 동승한다.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면서 인류가 아직까지 가보지 않은 새 길을 그저 가고 있을 뿐이다.
가끔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도시들이 여행객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그리고 비행기는 다시 구름 위를 달린다.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시작인지도 모른다. 그저 구름과 만남, 이별을 반복하면서 비행기는 앞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수산신문 역시 마찬가지다. 한 해를 시작할 때 사시(社是)처럼 ‘힘 있는 신문, 부끄럽지 않은 신문’이 되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그건 그냥 소망일뿐이다. 구름과 만남, 이별을 반복하면서 앞을 향해 가는 비행기처럼 그냥 시간이 밀어내는 힘으로 움직일 뿐이다.
솔직히 신문사 설립 후 14년 동안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물으면 뾰족하게 대답할 말이 없다. 그냥 시간이 밀어내는 힘으로  여기까지 왔을 뿐이다. 독자들에게 충실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공익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독자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얼마나 깨끗한 기사를 생산해 냈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고해성사를 하면서 한 해를 시작하는 참담함이 올해도 반복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또 다시 거짓말을 준비한다. 올해만큼은 잘 해보겠다고.  나날이 새로워 지고 향기 나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또 진실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래서 정의가 살아 있는 ‘힘 있고,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는 또 한해를 시작한다.

또 새빨간 거짓말 준비

하지만 올해만큼은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있다. 수산 생태계를 한번 바꿔보고 싶다. 갈수록 담벼락을 높이며 외부 인사들의 수산계 진입을 가로 막는 사람들의 감시자가 되고 싶다. 문호를 개방하고 검증은 공정하게, 형평에 맞게 하는지, 또 학연, 지연을 이용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다. 카르텔은 수산계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요인이다. 변화를 가로 막는 카르텔을 깨지 않는다면 수산 생태계에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 공생할 수 없다. 다양성이 보장돼야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만 있는 게 아니고 더불어민주당도 있고 정의당도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야 사회가 건강해 진다. 올해 우리의 소망이 이뤄질 수 있을까. 아니면 또 새빨간 거짓말만 하면서 한해를 끝낼지 새해 벽두부터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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