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말고 자리이타(自利利他) 해야”

 
“안 잡혀도 너무 안잡힙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달라지겠죠 바닷속은 아무도 모르니깐요.”

부산에서 수산업을 하는 모 선주는 최근 수산인 모임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 연근해 수산업은 최악의 어획량을 보여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특히 멸치를 주 채포 어종으로 하는 멸치권현망 어업은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된 어획부진 현상이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해 멸치 가격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올랐다. 또 오징어를 주로 어획하는 연안채낚기와 트롤 어업도 고등어를 어획하는 선망어업도 어렵기는 매 한 가지였다.

이날 자리한 대다수 참석자들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을 절감하는 한 해였다고 공감했다. 모두가 이런 어려움은 처음 이라며 하소연 하는 가운데 한 선배 수산인의 “소탐대실(小貪大失) 하지 말고 자리이타(自利利他) 해야 한다”는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선배는 지금 우리 수산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공유자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과 남을 생각하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라고 지적 했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해 멸치를 비롯한 오징어, 고등어 등 서민어종의 어획량 감소 현상과  명태가 우리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 남보다 많이 잡는 데만 집중, 기관 마력수 증강 등 성력화에 투자했고 어린 치어도 내가 안 잡아도 다른 배가 잡기 때문에 나만 법을 지키면 꼭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지금과 같은 자원고갈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수산업은 자원고갈에 따른 어획량 감소와 소비부진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침체된 수산업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기 위해 미래성장 동력으로 수산가공식품에 초점을 맞춘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구랍 22일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이 힘을 모아 부산시 암남동에 설립키로 한 수산식품 연구소는 틀림없이 수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부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산도시이다. 우리나라 연근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부산에 모이고 부산을 거쳐 유통된다. 여기에 수산 전문대학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수산업의 성장동력을 견인하는 수산 가공 식품에 대해서는 그동안 너무 무관심 했는데 이번에 늦었지만 지방자치 단체와 중앙정부 연구기관이 같이 힘을 모아 수산 가공식픔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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