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부터 채찍질해서 신뢰회복을”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지난 2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며 예산 삭감을 비롯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항의 방문을 다녀오고 한달 만에 개최된 이사회였다. 임시 이사회 개최를 앞둔 18일 한국자율관리어업전남서부연합회 이승철 회장과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바닷가에 바람이 심해 이 회장이 배를 타지 못한 날이었다.

“한국자율관리어업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을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몇몇 이사님들만 소식을 알고 있었고 저를 포함해 여러 이사님들은 그 자리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올해 자율관리어업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을 언제 알았는지를 묻자 이 회장이 한 대답이다. 이어서 그는 집행부는 물론이고 이사진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이사진의 한 사람으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무너진 신뢰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신부터 채찍질해서라도 신뢰회복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회장의 설명에 의하면 전남서부 연합회는 207개 공동체 중 70%가 섬에 있다 보니 왕래가 쉽지 않다. 1년에 2회 모이는데 회비조차 걷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나마 해남군 20개 위원장들은 3개월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자율관리어업 관련해 서로 소통을 해왔다. 또 그 모임에서 일부 지원을 받아 연합회 회비를 충당해왔다. 그 지원금에서 부족한 부분은 이 회장의 사비로 메워지기도 했다. 섬 공동체 회원들의 열악한 상황을 잘 아는 터라 회비 걷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어려운 형편이지만 자율관리어업 사업을 통해 어촌계가 힘을 받고 자체 규약을 따르며 바다자원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하며 시작했는데...자율관리어업 자체에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50% 예산 삭감이라니...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입니다. 정부 뿐 아니라 연합회 집행부에 대한 실망감이 정말 큽니다. 또 좋은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이런 결과를 맞았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도 큽니다.”

이 회장은 지난 12월 11일에 개최된 이사회에서 경남연합회 이기진 회장이 항의데모를 하자는 의견을 냈었다고 언급하며 자신도 해남군 위원장들과 어촌계 회원들과 함께 동참할 의사가 있었는데 결국 무산되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김호연 회장을 비롯 몇몇 이사들이 지난 12월 22일 해양수산부 방문 때는 마침 김 수확 철이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었다고도 말했다. 올해 김 작황이 좋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번 임시 이사회에는 꼭 참석할 것이라고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전국 이사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때 위기 극복이 가능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집행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지난 12월 이사회에서 김호연 회장이 회장 직권으로 수산전문지와의 MOU 체결을 진행한 사안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표혔다. 김 회장이 공식 사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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