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오징어 생산에 비축 넘쳐 유통 불균형 초래

“국내 오징어 출하 및 가격 결정은 국내 생산시기 및 어획량, 원양어획물 출하, 비축업계의 출하조절에 따라 시중가격이 결정됐으나 올해는 이 같은 기존 원칙들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수도권 도매시장과 유통관계자들은 오징어 생산과 도매시장 출하가 지속되면서 올 국내 오징어유통판매시장에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국내에서는 원래 여름부터 가을까지(7~11월)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이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는 남쪽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예년보다 춥지 않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동해안 근해 수온이 오르자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잡히는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원은 파악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한 관계자는 1968년부터 2014년까지 12월 하순과 1월 초 한반도 주변 바다의 평균 해수면 표층 수온은 16.1도였으나 최근에는 이보다 1.2도가 올랐다고 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상승폭(0.38도)의 3배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바다 형이 갇힌형세라 다른 지역보다 수온이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속초 수협 한 관계자는 “오징어는 난류성어종으로 7~12월초까지 동해안에 머물다가 부산과 제주지역인 남해로 빠져나가는 회유 과정을 보였다”며  “그러나 최근 국내 날씨 영향으로 강원 경북 및 부산지역까지 고루 어획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영향으로 속초수협의 경우 작년 이맘때 활오징어는 하루 평균 위판물량이 20마리를 기준으로 100 두름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300에서 500두름까지 경매됐다. 이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배에서 5배까지 늘어난 것이다.
산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소비지 최대 수산물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에도 출하물량이 크게늘었다. 노량진수산시장에 출하되는 생물 오징어는 지난해 12월 하순이후 1월 12일 사이  20kg들이 2,200상자에서 5,100 상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오징어 출하량은 작년 같은 시기 하루 1,000~1,200 상자(1상자당 20마리)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 12일 노량진수산시장 한 오징어 취급 판매상인은 “국내 생물 오징어 취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 마트 용산점 관계자는 “오징어는 지난 해 12월과 올 1월 사이 생물보다 냉동품이 많거나엇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오징어가 풍년으로 진열물량 중 70%가 생물”이라고 했다.

국내 오징어 생산이 지속되면서 냉동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산지 오징어 비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생산되는 오징어 크기(20마리 8kg 한 상자 기준)가 예년보다 작아 비축 품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물 오징어 출하가 지속돼 냉동 비축수산물의 판매시기가 줄어 비축사업 전망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축 오징어의 판매 시기는 국내 오징어 생산이 중단되고, 포클랜드 수역에서 잡히는 원양산 오징어가 국내 반입되기 전인 3월 초에서 5월 중순이 적기”라며 “최근 비축 오징어를 내어 놓아야 할 시기 국내 생물오징어가 지속적으로 출하돼 비축수산물 방출 시점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노량진수산시자에서 거래된 생물오징어는 20마리 한 상자 중품이 2만5,000~2만7,000원, 작년 같은 시기 3만5,000원보다 최고 1만 원까지 낮게 형성됐다. 또 씨알이 작은 일명 총알오징어는 20마리 한 상자가 1만 원 수준에 거래되는 실정이다.
비축업계와 오징어 전문 취급상인들은 생물 오징어의 출하가 지속될 경우 올 국내 오징어 유통시장에 큰 혼선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오징어 재고물량을 시중에 방출할 시기를 놓쳐 한꺼번에 이를 방출할 경우 국내 오징어 가격에 큰 변동이 올 것으로 분석했다. 비축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비축한 오징어를 그대로 쌓아둘 수만은 없는 만큼 어느 시기에는 시장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생산 오징어와 원양산 어획물,비축오징어가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국내 오징어 유통가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중순 국내 오징어 재고량은 연근해산 5만8,912톤, 원양산 8만2,232톤 등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와 16.1%가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노량진수산시자에서 거래된 오징어는 연안산 냉동오징어 8kg들이 중품 한 상자가 3만2,000원, 포클랜드산 원양 오징어 15kg 한 상자가 3만4,000원이었다.
그러나 동해안 오징어 생산이 2월말까지 지속 생산되고, 국내 재고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올 오징어 가격은 지금과 같은 시세를 유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도매시장 유통업자들은 “소비가 지금처럼 침체되는 마당에 국내 재고량이 크게 늘어나면 유통시장은 유통에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유통 대란’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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