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권 號 출범 ㆍ 도매시장 메르스로 현대화로 ...불법어업국 불명예 해제 뒷말

날짜: 2015년 12월 23일

장소: 수산신문 편집실

참가자: 문영주 편집국장, 김용진 부국장, 김은경 기자, 유은영 기자, 구영민기자
 
▲문영주 편집국장(이하 문국장)=올해 수산계에서 기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졌던 사건은 어떤 사건인가요?
▲김은경 기자(이하 김 기자)=올 초 수산계의 최대 관심은 수협중앙회장 선거였습니다. 이종구 회장이 8년2개월을 재임했기 때문에 이종구 회장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예상은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이종구 회장과 가깝다는 얘기가 나돈 정일상 전의창수협 조합장은 김임권 후보의 3분의1 정도인 23표에 불과했습니다. 또 연규식 후보와 두 사람 표를 합쳐도 김임권 후보의 절반도 안 됐죠. 이런 김 회장의 압승은 개인적 리더십과 수협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구영민 기자(이하 구 기자)=8년2개월을 재임한 이종구 회장은 이날 개표가 진행된 후 결과가 나오자 왜 그런지는 몰라도 선거감시를 하기 위해 나온 동부선관위 부위원장에게 언성을 높여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퇴임식 때는 고인이 된 부하 직원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죠. 그러나 그는 김임권 회장이 취임식 초청을 했으나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협의 ‘정권 이양(?)’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김임권 회장이 들어오면서 광풍이 몰아쳤으나 임원들 퇴진 문제 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그의 개혁적 행동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문 국장=유기자는 수산물 수출과 관련한 기사를 많이 썼죠?
▲유은경 기자(이하 유기자)=올해 수산물 수출업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 중 하나는 ‘수출에의 집중’이죠. 한중FTA가 발효됐으니 당연한 현상입니다. 특히 aT와 수협중앙회의 행보는 참 흥미롭습니다. aT는 ‘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장보고 프로젝트를 비롯, LPGA 최운정 선수를 수산물 홍보모델로 선정한 부분도 김수출이 활발한 미국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운정 선수의 언니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aT에서 ‘김’도 보내주겠다고 했다더군요.
수협중앙회는 상해에 이어 청도에도 무역사무소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이미 aT가 지사를 두고 수출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중국대륙이 얼마나 넓은데...... 내년에는 수협중앙회가 수산물 수출지원에 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aT는 농산물 챙기기에도 바쁜 곳 아닙니까? 한국수산무역협회도 중국 사무소에 상주직원을 파견할 계획이 있으니 잘 협력하셔서 aT가 농산물에 집중할 수 있게 수협도 능력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문 국장=해양수산부도 일을 많이 한 해였죠?
▲유기자= 해양수산부는 올해 큰 사건 두 개를 마무리했죠. 3월 미국FDA 패류수출 지정해역 현장점검과 4월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해제. 과거 수산물 수출에 직격탄을 날렸던 사고들을 수습하느라 해수부가 발로 뛰며 야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수습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2013년 1월 미국으로부터 IUU 국가 지정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 사실을 감춰 일을 키웠던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인사들은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수산물품질관리연구원 등 수산계 주요 기관의 요직을 맡고 있습니다. 관련 업체들은 아직도 힘들어하는데 이런 해수부 인사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겠죠. IUU 지정해제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돼 승진한 인물들도 있죠. 잘한 사람에게 ‘상’은 주면서 잘못한 사람에게 ‘벌’은 주지 못하는 해수부를 보며 ‘저리 물러서 일 하겠나’...하시던 어촌계 아저씨들 근심 섞인 목소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해수부는 수산인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국장=수산물 가격이 상당히 불안정한 한 해였죠?
▲구기자=유난히 수산물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수산물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은 메르스 사태와 수입수산물의 급증, 그리고 수산자원 고갈이 아닐까요? 메르스 사태로 인해 노량진수산시장과 가락시장,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10% 이상 떨어졌죠. 정확히 집계가 어려워 그렇지 그 이상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5월 20일 이후 정상적인 유통흐름이 끊긴 거죠. 게다가 수입업체들은 틈새를 노려 대게, 킹크랩, 갈치, 고등어, 새우 등을 시장에 쏟아냈죠.
또 서민생선이라고 불리던 전어의 가격폭등을 기억하시죠? 어획량 급감으로 가격이 5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전어손질을 하던 노량진수산시장 판매상인이 던진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잡아대니 생선이 남아나겠습니까?” 정부도, 또 수산인도 부디 생각 좀 하며 내년 한해 수산자원 관리에 더 힘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수산물의 가격변동도 심하고 예측도 어려웠지만 내년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산물유통법 시행과 메가 FTA 시대라는 두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긴장된 한해가 될 것입니다.
▲문 국장=올해 유통계의 흐름은 어떤가요?
▲김용진 부국장(이하 김부국장)=올 유통업계는 진퇴양난 형국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활어시장에 불어 닥친 고래회충 발생사건은 2015년 유통업계의 불황을 예고한 것 같습니다. 제주산 넙치에서 발견된 것으로 제주산 뿐 아니라 시장에 유통되는 넙치는 물론 일반 활어 품목까지 소비자의 시선을 싸늘했던 것 같아요. 활어 소비는 한 동안 뜸한 것이 사실이고, 조금은 나아졌다는 게 최근 도매시장 활어 판매상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문 국장=올해 수산물 유통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어떤 사건인가요?
▲김 부국장=유통업계를 강타한 사건은 무엇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아닌가 합니다. 5월 중순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사태는 6월초에 발생환자가 확산되면서 도매시장에 소비자들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6월 중순 이후 도매시장에 소비자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유통업계는 긴장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수산물 전문음식점들은 소비자 예약이 취소되면서, 시장에서 취급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으니 시장 상인들도 판매량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평소 판매량이 예전의 3분의 1도 안된다는 얘기가 대세였죠. 메르스 사태 장기화 우려까지 겹쳐 유통업계의 매출 감소로 도매법인들은 경영위기를 호소하기까지 했습니다. 다행이 8월 메르스 사태는 종식되었습니다.
▲문 국장=유통계에서 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나요?
▲김 부국장=수산물은 보통 여름철은 비수기, 찬바람이 부는 계절과 봄, 가을은 성수기로 간주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러한 평소의 유통 흐름이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봅니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가격이 비싼 수산물은 가격만 물어본 뒤 아예 외면한다는 게 판매상인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입니다.
▲문 국장=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달라졌죠?
▲김 부국장=수산물의 높은 가격도 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생산이 부진한 갈치와 참조기 등은 지난해와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현실입니다. 참조기의 경우 130마리 20kg 한 상자가 지난해 17만~18만 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노량진수산시장 등에서 34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주산 갈치 또한 크게 올라 상품 한 마리가 노량진수산시장에서 4만원에 거래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가격이 낮은 수입산에 소비자들의 눈길이 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올 유통업계는 일부 수산물의 높은 가격과 국내 경기 장기침체 영향으로 수산물 전반에 걸쳐 소비부진 현상이 지속되었다고 봅니다.
▲문 국장=김 부국장은 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와 관련된 취재를 많이 했죠?
▲김 부국장=서울 수산물도매시장의 양대 축인 가락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의 시설현대화 사업도 각 시장 내에서는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으로 건물은 완공되었는데 상인들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설 현대화가 시장 발전에 유효한 것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아닌가 합니다. 양 시장 상인들은 현 건물의 판매장 면적은 시설환경은 낮지만 영업에는 편리한 판매면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신축건물에 배정된 판매장은 지금의 판매장 면적보다 줄어 영업활동에 큰 제약을 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나 수협노량진수산(주)에서는 건축 전 이미 합의된 사항으로 이제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자칫 해를 넘겨가며 분쟁이 이어질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문 국장=내년도 유통업계 전망은 어떤가요?
▲김 부국장=유통업계는 국내 경기 장기침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걱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내 경기 장기침체는 수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소비부진에도 현재 수산물 가격은 대부분 높은 현실로 경기 침체에 서민 경제가 더욱 악화된다면 수산물유통업계는 더 어려워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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