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성 쾌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새플링에서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를 모토로 운영하는 TED 무료 동영상 강연은 중요하고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다룬다. 금년 3월 빌 케이츠는 ‘에볼라 다음에 돌발적으로 일어날 전염병은 무엇일까? 우리는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라는 제목의 TED 강연에서 앞으로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재난은 핵전쟁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우리에게 현재 그러한 대 재앙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이츠가 경고한지 100일도 안 돼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라는 소위 중동 호홉기 증후군이 우리나라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다. 메르스는 감염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곤혹스럽고 두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전례 없는 이 무서운 전염병 확산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는 이제야 협력적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병은 소문을 내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당장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가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먼저 사회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자발적 시민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스스로 손을 자주 잘 씻고, 전문가가 권고하는 예방수칙을 따르고, 정부의 행동 가이드라인을 능동적으로 잘 준수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의 식생활에서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면역력증강을 위해서는 평소 수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따뜻한 물은 가래를 묽게 하여 원활하게 배출시켜 호흡기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은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평소에 자연에서 얻은 녹황색 채소와 제철과일을 먹는 것이 면역력증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바다의 불로초(不老草)라고 불리는 다시마는 면역력 증강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바다 식품이다. 값도 저렴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시키고, 풍부한 점질물과 식이섬유가 혈당치를 낮추고 포도당이 혈액에 침투하지 않게 억제시켜주며, 갑상선 및 변비 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보다 활동 강도와 동선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도록 애써야 한다. 사람의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에 걸릴 때는 일반적으로 먼저 마음이 아프고 이어서 육신이 아프게 된다. 암(癌)은 문자 그대로 말을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환언하면 마음의 답답함을 밖으로 발산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묻어둠으로써 얻게 되는 마음의 병이다. 그래서 대체로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은 상대적으로 몸의 면역력이 강해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돈, 권력, 명예 등에 대한 과욕(過慾)을 절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현대문명사회는 일상생활이 규격화되고, 도시 집중화가 심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과욕에 대한 절제가 취약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 가며 경쟁과 개인주의가 심화된다. 이런 현대문명사회에서 핵전쟁 보다 무서운 재앙은 바로 에볼라, 메르스와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돌발이다. 이런 것에 대한 철저한 선제적 준비와 정책이야 말로 진정 백성과 국가를 지켜나갈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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