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양식어장으로 희망 다시 써

 
젊은이들이 다시 어촌으로 돌아오는 공동체. 마을어장을 공동체양식어장으로 바꾸어 희망을 다시 쓰는 자율관리어업공동체가 있다.
남해 땅 끝에서 조금 떨어진 어불도 섬. 전남 해남군 송지면 어란진항 앞에 위치한 어불자율관리어업공동체가 바로 그곳이다.
어불자율관리어업공동체의 태동은 어불어촌계가 모체다. 어불자율관리공동체 회원들은 어촌계로서는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피폐한 어촌이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희망 없는 나날을 벗기 위해 지난 2006년 1월 어촌계라는 틀을 과감하게 벗고 자율관리어업공동체에 가입했다.
어불자율관리공동체 회원들이 공동체로 전환한 또 다른 이유는 어촌계 주 소득원인 김 양식장이 갯병 발생 상습화로 어가소득이 줄어들고 밀식연작으로 전복생산량이 감소돼 회원들의 탈 어촌현상도 크게 작용했다.
이에 공동체 가입을 계기로 마을어업 중심에서 양식어업으로 바꿔 어가 소득증대에 매진했다. 
어불 공동체의 공동자산은 ▲김 양식어장 3건 520ha ▲해상 전복가두리양식장 4건 45ha ▲다시마 미역 양식장 3건 54ha ▲바지락 1건 5ha ▲파래 어장 1건 42ha 등이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지난해 올린 소득은 40억 원. 54명 회원 가구당 돌아간 순수금액은 5,000만 원에 이른다. 
어불공동체가 이 같은 소득을 올리기까지는 노후화된 어장을 정화하고, 철저한 자원관리 및 어장 경영방식을 적극 개선했기 때문이다. 또한, 어업질서를 개선, 치어를 보호하는 자원관리을 통해 어획생산을 늘리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어불공동체는 김 양식업의 소득향상을 위해 전남 해양수산과학원과 공동으로 신품종 개발시험을 벌였다. 더불어 월 1회 이상 연중 어장환경 개선을 위해 바다 쓰레기와 폐어구 수집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생산량 증대 일환으로 공동체어장 666ha 중 매년 100ha에 대해 어장 휴식년제를 도입하고 종묘 방류 사업을 적극 펼쳤다.
이 결과 지난 2006년 회원 가구당 연 3000만 원에 불과하던 소득이 지난해에는 5,000만원으로 늘어 10년 사이 호당 순수익이 2,000만 원씩 늘었다. 어불공동체는 지난 2010년 모범공동체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1억 원의 포상금을 받은 뒤 2011년과 2013년 우수모범 공동체로 각각 1억 원씩 지원받았고, 지난해에도 1억5,000만 원의 포상금을 수상하는 등 정부 지원금을 모두 종묘방류 사업에 재투자하는 자원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가 소득이 늘어나면서 반가운 현상은 마을을 떠났던 40대 초반의 젊은이 30여명이 마을에 돌아와 회원으로 가입을 앞두고 있는 것. 현재 회원 54명 가운데 70대 이상이 80% 수준으로 젊은 세대들의 어촌 정착은 공동체 발전과 마을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어불공동체는 지속적인 어가 소득향상 방안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양식사업 위주에서 전복 치패 생산사업, 어촌체험마을 운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어장관리라는 개념이 전무한 어촌계에서 자율관리공동체로 전환한 뒤 모범적인 공동체로 정착했다는 게 해남군 해양수산과 관계자의 평가다. 
박병술 어불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56)은 자율관리공동체로 태어난 것은 “ 우리의 문제점을 스스로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의 열매였다”며 “어장관리라는 개념이 전무했고, 회원 간 불신과 의사소통마저 힘든 어촌계 마을이 회원이 함께 자원을 관리하고 어울리고 단결하는 마을로, 돌아오는 어촌마을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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