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발전 가로막는 높은 장벽들
함께 뛰어 넘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존경하는 전국 수산인 여러분!

  제게 있어 바다는 태생부터 떠날 수 없는 운명이며 인생이었습니다.

  남해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3대를 잇는 어부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풍요와 고난을 동시에 안겨주는 바다를 평생의 터전으로 지켰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이웃들의 녹록치 않은 삶을 지켜보며 자랐습니다.

  대를 이어 수산업에 종사하면서 저 또한 바다와 바다 사람들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생항로를 거쳐 왔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기쁨과 영광보다 막중한 책임의 무게를 절감하며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수산업의 핵심 기반이자 공유지인 어장은 어업질서가 무너지고 남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해양투기와 바다모래 채취, 그리고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까지 더해진 가운데 어선은 노후화되고 어선원은 날로 고령화되는 등 어촌과 수산업에 활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시장과 유통마저도 전근대적 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한 채, 한중FTA 등 시장개방까지 가속화되며 어업인과 대한민국 수산의 험난한 항로를 예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와 같은 위기와 역경을 헤쳐가기 위한 답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각오가 출마를 결심하게 했고,

  수산 현장의 수많은 목소리들, 그리고 조합장님들을 비롯한 수협 구성원들의 고견과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며 우리 수협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엄중한 성찰과 고민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협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질책과 원망어린 물음들을 접할 때마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저는 이제 24대 수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함으로써 그 물음에 대해 응답코자 합니다.

  바로 어업인의 행복과 대한민국 수산의 성장을 위해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을 목표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수협은 경제적 불균형과 사회적 불평등에 희생되어 온 어업인들이 뭉쳐 스스로의 정당한 권익을 지켜내고자 결성한 협동 자조조직입니다.

  우리가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어업인이며,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여하는 최고의 조직이 되어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수협의 현주소는 어떻습니까?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시작된 일련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협동조합이라기엔 차마 부족하고 대한민국 수산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현안을 해결함에 있어서도 존재감을 찾기 어려운 미약한 조직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정체성과 자율성 회복을 늦출 수 없는 시점에 선 지금, 저는 우리 조직이 환골탈태하여 협동조합다운 모습을 되찾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바젤III 대응을 포함한 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작업은 수협이 협동조합의 본질을 회복함으로써 강한 수협의 면모를 확립하는 과정이자 대한민국 수산의 현안 해소를 이끄는 당당한 주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어업인의 대표자로서 시급한 우리 수산의 당면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도 좌고우면 없이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우선 저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의 어장을 지키는 노력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중국어선들이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을 유린하고, 환경오염과 해양사고로 어장이 황폐화되는 안타까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저는 당당하고 큰 목소리로 어업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바다를 살리고 어장을 지켜낼 것입니다.

  이와 함께 어선현대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함으로써  어업 생산력을 증강하고 어선원을 비롯한 수산업 종사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겠습니다.

  낡은 것을 새로 바꾸는 것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고질병과도 같은 어촌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복지어선의 확보입니다.
 
  사람 중심의 선상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인력이 찾아드는 어업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수 외국 어선원 도입 확대로 어촌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각 어가들이 인건비 절감으로 확보한 재원을 현대화와 복지어선 확보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는 바로 시장과 유통의 혁신입니다.

  시장 개방 속에 세계 각국과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지금, 우리 어시장과 유통은 광복 이후의 전근대적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수산업의 문제는 바다가 아닌 시장에서 해결해야하고 유통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기존의 생산자와 공급 중심의 정책을 과감히 탈피하여 수요자 중심의 시장과 유통 구조를 확립해야하는 것입니다.

  또한 FTA로 열린 중국을 비롯한 거대 수산물 소비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수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략상품을 발굴하는 동시에 가치를 극대화하는 현대적 유통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수산인 여러분!

  저는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돈이 되는 수산을 만들고자 하며,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린 어촌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떠나간 어업인들이 돌아오고 젊은이들이 찾아와 대를 이어갈 수 있는 꿈과 희망의 어촌으로 되살려 내겠습니다.

  그리고 그 선봉에 강한 수협이 앞장섬으로써 대한민국 수산의 대전환을 이뤄내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수협은 앞으로 수산금융을 선진화하고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 수산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갈수록 심각해지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과 북한수역 조업문제에 있어서도 어업인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동시에 남북수산협력을 하나의 대안으로써 적극 추진코자 합니다.

  특히 수협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를 주도한다면 남북간의 긴장완화라는 상징적 의미 뿐만 아니라, 어업인들의 소득을 늘리고, 중국어선의 만행으로부터 어장과 자원을 보호하는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수산업은 환경, 식량, 외교, 통상, 안보 등 다양한 국가적 이슈가 복합 작용하는 산업이기에 정부의 지원과 육성 방안이 충실히 뒷받침돼야만 합니다.

  저는 어업인의 대변인이자 수협의 대표자로서 국민과 정부에 수산의 현안을 알리고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형식과 장소, 시간에 구애 없이 언제든지 기회가 닿는다면 어촌과 수산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는 어업인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친애하는 중앙회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이와 같은 소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어업인과 조합원 그리고 회원조합을 섬긴다는 마음가짐 속에 진정성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합니다.

  이들이 있어 중앙회가 존재하고, 여러분이 먹고 산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수협의 임직원들은 겸허한 자세로 어업인과 고객에게 봉사하고,

  정부를 비롯한 대외 업무 관계에 있어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정확한 목소리로 수산계의 입장을 대변해 나가야만 합니다.

  저는 모든 임직원들이 이와 같은 최고의 역량을 가진 협동조합의 구성원으로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고 뜻을 모아 우리 수협이 어업인과 수산업, 그리고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는 최고의 협동조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국의 조합장님 여러분, 그리고 회원조합 임직원 여러분!

  지속되는 수산업의 침체 속에서 전국의 회원조합 역시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한 채 그 역할과 위상이 약화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회원조합이 다시금 융성하고 협동운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산실로 거듭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각 조합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어업인과 수산발전을 위해 조합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 어떤 것들인가부터 파악하고 중앙회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면밀히 살피겠습니다.

  조합장님을 비롯한 회원조합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이와 같은 저의 의지를 믿고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으로 수협의 발전을 위해 뜻을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수협인 여러분!

  반백년을 넘어선 수협의 역사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중앙회장으로서 내디딜 발걸음 위에 수 많은 선배 수협인들의 땀과 노고의 무게가 더해져 있음을 되새기며, 숙연한 마음으로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막중한 사명감 속에서 제게 주어진 4년의 임기가 어떤 의미로 후대 수협인들에게 남아있을까에 대해 항상 자문하며 회장의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수협인 여러분께서 격려와 성원 그리고 때로는 질책과 따끔한 조언을 통해 제가 회장으로서 소임에 한 치의 어긋남이나 모자람이 없도록 애정을 갖고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 수산인 여러분, 그리고 수협인 여러분!

  이제 우리는 더불어 같이 가야 한다는‘협동’의 가치로 무장하여 수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높은 장벽들을 함께 뛰어 넘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어업인을 비롯한 수산인 모두에게 희색이 만연하는‘소원의 항구’를 향한 희망의 항해를 함께 시작합시다.

  다시 한번 바쁘신 가운데도 자리를 함께 해주신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을 비롯한 현장 노무반장님들과 내빈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전국 수산인과 수협인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3. 25
                           수협중앙회장
                            김   임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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