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차가 다니면 선유도 새로운 역사 만들 수 있을 것”

 
선유도는 군산 앞 고군산군도에 있는 섬이다.

고군산군도는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다. 선유도는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섬 이름. 신선이 노닐고 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유도는 오른쪽에는 무녀가 춤추는 무당의 모습을 닮은 무녀도가, 왼쪽에는 장자도와 대장도가 섬을 둘러싸고 있다.  눈으로만 봐도 고운 모래 결이 느껴지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런 천혜의 자연 환경 안에 있는 곳이 선유도 자율관리공동체다. 현재 공동체 회원수는 200명.  어가가 100호가 있으며 남자가 120명, 여자가 80명으로 아직은 남자가 많다. 그러나 이곳도 노령화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평균 연령이 56세로 다른 어촌보다는 젊은 편이기도 하지만 어촌의 미래를 위해서는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한 곳이다.

이곳에  자율관리가 시작된 건 0000년. 새만금 사업으로 어장이 상실되고 어촌소득이 감소하면서 분위기가 흉흉했던 때이다. 그 당시 어업인들은 “어촌에서 살면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이 바로 그 때였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율관리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위기는 기회였다. 어떤 의미에선 자율관리공동체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진 셈이다. 자율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축 늘어졌던 어민들의 모습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과 갯벌 연구센터가 선발해 최고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군산시의 ‘살기 좋은 어촌 만들기’와 ‘선유도 충무공 장계터 명소화 만들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자율관리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임동준 선유도 자율관리공동체 위원장은 “어촌의 모습이 달라지면서 공동체 회원들의 인식과 사고방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며 “이제는 자율관리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고 서로 협동하면서 잘 화합하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으면 한숨뿐이 나올 게 없지만 노력해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둔다면 어깨에 신바람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잘 된 것은 아니다. 선유도는 아직도 어촌경제를 주체적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관광객들에게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선유8경(선유낙조, 명사십리, 망주폭포, 평사낙안, 무산십이봉, 장자어화, 열영단풍, 삼도귀범)과 해발 100m가 조금 넘는 망주봉(104.5m), 선유봉(111m) 등에만 의존했을 뿐 근본적인 변화를 찾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추진하는 게 수산물 가공 · 판매를 활성화하는 것. 부가가치를 높여 어업인들의 소득을 높이자는 게 선유도 공동체가 올해 추진하는 가장 큰 목표다. 공동체 회원들은 어항을 보강하고 이곳에 회 센터 같은 것을 열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천혜의 환경을 활용해 소득과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임동준 위원장은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육지와 다리를 연결하는 공사를 하고 있어 3년 후 차가 다니게 되면 선유도 공동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풍에 씻긴 그의 구리빛 얼굴에선 웃음이 퍼져 나왔다. <김은경>

저작권자 © 수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