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출하 가능할 수 있도록 업종별 수협 설립 기반 마련해야
국내서 사용되는 가리비 종묘는 거의 전량 중국에서 수입
중국산 생존율 30~40% 정도…국산 가리비 종묘 개발 시급

 
가리비는 전 세계적으로 약 60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13가지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리비는 맛이 우수하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두터운 소비층이 확보된 세계 가리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2012년 기준 세계 가리비 생산량은 201만 4,950톤으로 추정된다. 주요 품종별로 살펴보면 참가리비(Yesso scallop)와 미국해 가리비(American sea scallop)가 각각 31만 9,304톤(15.8%)과 26만 7,745톤(13.3%)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가리비(Scallops nei)가 142만 6,933톤으로 전체 가리비 생산량의 70.8%를 차지했다. 기타 가리비의 비중이 높은 것은 중국 등 통계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일부 국가에서 가리비를 품종별로 구분하지 않아 기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기준 참가리비의 국가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일본이 31만 5,387톤으로 전체 참가리비 생산량의 98.7%를 차지했으며(단, 중국 등 일부 국가 제외), 러시아와 한국이 각각 3,042톤, 670톤을 생산했다.

▲국내 가리비 수출입 현황=국내 가리비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 수출량은 64톤으로 국내 가리비 생산량의 7.2%에 해당하며, 수출금액은 80만 4천 달러이다. 2014년 가리비 총 수출량 중 냉동이 95.8%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2013년의 경우 산 것/신선, 냉장이 68.8%로 가장 많았다.
수출에 비해 수입규모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수입량은 9,631톤으로 수입금액은 3,790만 8천 달러에 달한다. 2014년 기준 가리비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산 것/신선, 냉장이 70.4%, 냉동 24.2% 기타 가공이 5.4%이며, 그 비중은 매년 비슷하다.

주요 국가별 가리비 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기준 일본에서 수입된 가리비량은 5,128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53.2%를 차지했으며, 러시아와 중국에서 수입된 양은 각각 4,268톤(44.3%), 206톤(2.1%)이다. 수입금액별로 살펴보면 전체 가리비 수입금액의 49.0%인 1,857만 2천 달러가 중국에서 수입됐고 일본과 러시아에서 각각 1,746만 4천달러(46.1%), 140만 7천 달러(3.7%)의 가리비가 수입됐다.

▲국내 가리비산업 문제점=가리비 생산량과 수출입을 통해 나타난 국내 가리비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량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2014년의 경우 국내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량이 생산량의 10배를 초과했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리비만으로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리비 수요를 국내공급과 국외공급(수입)의 합계라고 가정할 때, 2014년 기준 국내 수요량은 1만 457톤으로 이 가운데 92.1%인  9,631톤이 국외에서 공급됐으며, 국내 생산량에서 수출량을 차감한 국내공급은 전체의 7.9%인 826톤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가리비 수급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1)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가리비산업의 발전의 최우선 과제는 생산량 증대가 될 것이다.

가리비 생산의 대부분이 양식으로 이뤄지는 국내 상황에서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가리비 양식 종사자 수가 늘어나야 하나, 면허권 취득 등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기간에 종사자 수 확대를 통한 생산량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동일한 양식방법 간 자유로운 품목변경이 가능하여, 고부가가치 품목인 가리비로의 품목전환을 시도하는 어민들이 있으나, 아직은 그 수가 많지 않고, 폐사율이 높은 가리비의 특성상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신규 가리비 종사자를 통한 생산량 증대 효과도 당분간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 증대와 관련한 국내 가리비 양식산업의 문제점은 가리비가 환경변화에 매우 취약해 폐사율이 높다는 점이다. 다른 어종에 비해 수온의 변화에 특히 민감하고, 계절적 요인, 오염 등의 문제로 매년 대량폐사가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국산 종묘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산 종묘 생산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부족분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나, 관세, 브로커 비용 등이어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가리비의 높은 폐사율과 국산종묘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와 전문가, 관계기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결과가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아직은 안정적인 산업구조를 갖추지 못한 국내 가리비 양식산업은 양식어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생산조직이 없고, 유통구조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점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시사점 = 가리비는 세계적으로 소비층이 두터운 수산물 중 하나로 그 시장규모가 매우 방대하다. 하지만 세계 가리비산업에서 차지하는 국내 가리비산업의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가리비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중국과 일본이 인접해있고, 양식 기술 측면, 종묘 수급 문제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국내가리비 산업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강화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국내 가리비산업을 육성해 나간다면 미래 수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가리비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량 증대가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겠지만, 가리비 어획이 거의 없는 국내 상황을 감안할 때 양식산업을 중심으로 생산량 증대 방안 및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로 양식어가의 안정적인 생산을 목적으로 업계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생산조직이 구성돼야 할 것이다. 현재 일부 가리비 양식어민들이 소규모 단체를 구성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체계적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이 조직을 통해 가리비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생산조직을 중심으로 종묘, 기자재 등의 공동구매와 더 나아가 계통출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업종별 수협 설립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가리비 종묘 수급 안정화 및 폐사율을 감소시키는 양식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전문가와 관계기관 등이 기술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국산 종묘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며, 폐사율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가리비 종묘는 거의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수입되는 종묘에 관세가 적용되고, 종묘업체 소개를 위한 브로커 비용 등이 발생하여 양식어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수입되는 가리비 종묘의 생존율도 30~4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산 가리비 종묘 개발을 통한 수급 안정화가 시급하다.

세 번째로 지속적인 수요창출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리비는 국내수요를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아직은 가리비가 생산만 되면 판매가 가능한 소비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향후 국내수요를 초과할 정도로 생산량 증대가 이뤄지거나, 값싼 수입산 가리비에 가격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고차가공을 통한 상품개발, 가리비를 이용한 새로운 요리 개발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여 수출 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를 주축으로 가리비 양식 품종 다양화 사업이 성공했다는 소식과 남해안 지역에서 굴 양식 어가의 가리비 양식 전환 성공 사례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또한 가리비양식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가리비 살포 계획 등이 마련되는 등 국내 가리비 산업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업계와 전문가, 관련기관, 정부가 힘을 모아 생산량 증대를 시작으로 유통구조개선, 정책지원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국내 가리비 양식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kmi이기영 연구원(karry7102@km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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