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데이터 전송 8배 향상 세계 최고기술 개발
글로벌 e-내비게이션 성공적인 기술 시연 완료

 
그동안 바다 한 가운데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통신하는 것을 제외하면 통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이 망망대해에서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처음으로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흥남)는 기존에 사용하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대비, 8배 빠른 76.8kbps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해상디지털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ETRI는 본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 VHF대역 통신시스템이라며, 시연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ETRI는 본 기술이 바다에서 항해 중인 선박 간 또는 선박과 육상 간 통신을 통해 ▲한글 문자통신 ▲각종 항로정보 교환 ▲위험정보 보고 및 안내 ▲최신 기상정보 전송 등 다양한 데이터통신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선박운행중 군사훈련 정보나 사고정보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어부들은 특히 실시간 어가(魚價)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현재 어종의 시세를 바다위에서 한글문자나 아이콘 등으로 바로 알게 되어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현재 해상에서는 디지털통신 수단이 없어서 다양한 안전정보를 전달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현재 사용중인 선박자동식별장치의 경우, 주로 선박항해정보를 일방적으로 방송하는 형태로 사용되어 1:1 통신이 되지 못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여 용량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선박메시징장치(ASM 2.0)인 디지털 통신시스템은 해안으로부터 100km 이내에서 항해하는 선박에게 각종 정보 제공과 교환이 가능하며 1:1 통신이 가능해져 보안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방식은 ASM2.0 통신시스템은 직교주파수분할다중 방식을 이용, 주어진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VHF 대역 주파수(30~300MHz)는 이동통신에서 사용하는 UHF 대역 주파수(300~3,000MHz)보다 경로손실이 작아 동일한 출력을 사용할 때 장거리 통신에 유리하다.

ETRI는 개발한 기술의 기능과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말  목포-제주 항로에서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구축중인 글로벌 e-내비게이션(navigation) 실험장에서 성공적인 기술 시연을 마쳤다. 

연구진은 본 기술의 핵심이 장거리 디지털 통신기술이라며 향후 산불감시나 산간 오지 등의 통신수단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고 선박 항해통신 장비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실시하여 조기 상용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는 통신장치 본체와 모니터 형태로 개발했으나 향후 무전기처럼 휴대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어선에는 항해실에 TV 셋톱박스처럼 시스템을 설치하면 된다.

연구책임자인 ETRI 김대호 박사는“이번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는 육상통신뿐 아니라 해상통신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빠른 상용화로 해상 디지털통신 분야 세계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본 과제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를 통해 ㈜지엠티, AP위성통신㈜과 공동으로 개발했고 해양수산부와 부처협업으로 이뤄졌다. 1년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국내외 특허출원 4건과 논문 2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ASM 2.0 개발 이후 VHF 대역의 데이터교환시스템(VDES)을 추가로 개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상용화는 오는 2017년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ETRI는 국제표준화기구인 ITU-R에서 관련기술의 표준화작업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SM 2.0 시스템은...

ETRI가 개발에 성공한 ASM 2.0 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에서 선박의 충돌방지 및 식별을 위해 사용 중인 선박자동식별장치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과부하 문제도 해결할 전망이다.

또 ETRI가 개발한 시스템은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추진중인 e-내비게이션(navigation) 실현을 위한 해상 디지털통신 시스템의 핵심장비중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예상되는 초대형 해양 ICT 국제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요소기술을 확보하였다는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해상 통신은 조난 및 안전 항해를 위해 주로 무선전신이나 아날로그 음성통신에 의존해 왔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증가와 더불어 데이터 통신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육상통신과 비교해 볼 때, 해상통신은 아직 1세대 정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해상통신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해상의 안전과 보안 및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e-내비게이션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TRI가 이번에 개발한  ASM2.0 디지털 해상통신 시스템은 이러한 e-내비게이션 실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로서 해상통신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이복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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