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인으로 성공한 롤 모델 되고 싶다”

 
“지금 수산전문가가 지방자치 단체장을 하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수산인들도 잘 할 수 있다는  하나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완도군수에 출마한 신우철 전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62. 전 해양수산부 완도 · 통영해양수산사무소장)은 군수가 되기 위해 걸어 온 대장정을 불과 10일 남겨 두고 있다. 1년6개월 전, 진도 부군수를 그만 둔 뒤 그는 군수의 꿈을 키우며 6월4일, 지자체 선거를 기다렸다. 
지난 27일, 그는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후 그랬듯이 새벽 4시 집을 나섰다. 그가 먼저 찾은 곳은 교회, 새벽기도를 드리기 위해서다. 그 뒤  그는 중앙로로 나와 외부로 관광을 떠나기 위해 즐비하게 늘어선 관광버스 앞에서 사람들의 손목을 잡고 아침인사를 시작했다. 이러기를 2시간 여. 그가 7시30분 아침 식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완도의 새벽 공기를 가르며 부산하게 움직였다.
아침 식사 이후  그의 선거사무소는 더욱 분주했다. 시장, 행사장을 누비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그는 사람들을 만났다. 언제 끝난 지도 모를 만큼 바쁜 오전 시간이 지나갔고 그는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 그의 말대로 ‘등을 붙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 든 그는 눈을 붙였다.  누적된 피로와 수면 부족은 어김없이 그를 잠속으로 빠트렸기 때문이다.
오후 7시 20분, 중앙시장 앞에는 민주당 의장을 지낸 정동영 고문이 유세를 돕기 위해 나왔다. 이 유세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 난 뒤 시계는 어느 새 밤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자 앞에 앉은 그의 눈은 의식적으로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지만 이미 잠속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잠을 쫒기 위해 안간 힘을 썼지만 그의 말은 간간이 끊겼다. “솔직히 선거가 끝나면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잠을 원 없이 잤으면 하는 생각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수산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완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대로 전복이 대량 폐사하고 있습니다. 김 ·미역 · 다시마 역시 어려운 상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밀 · 수질오염 등 해양환경 변화 등이 영향을 줬을 겁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한 완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완도를 수산업 중심으로 육성하고 농업과 축산업을 연계하는 변화된 마스터플랜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해조류 시대를 다시 열기 위해서는 시설 현대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김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시장은 일본산이 잡고 있습니다. 이것을 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합니다. 미역 · 다시마는 제품이 너무 커 보관 · 운반 · 이용하기 힘들어 소포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김도 1속이 100장인데 한번 먹기 위해 이를 풀면 보관이 어려워 이것 역시 소포장이 중요합니다. 265개 섬으로 둘러 싸여 있는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해조류에 ‘완도산’ 이름을 붙여 세계 시장에 내 놓는 게 제 꿈입니다”
그의 얼굴은 지역 방송 출연 때문에 연한 화장을 했지만 더 이상 밀려오는 잠을 속일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없냐고 묻자 그는 “수산인으로써 성공한 군수가 되고 싶다”며 “성공한 수산인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35년 간 공직에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항우장사도 잠을 쫒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기자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고작 4시간 수면을 하는 그의 시간을 더는 뺏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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