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자 북적거렸던 평택 민물고기 골목 썰렁
노량진 구리시장 등도 도매상들 보기 어려워져
"수산식품으로 젊은층 기호 끌지 못했기 때문"

 
10년 전만 해도 전국 각 지방의 민물고기 도매업자들로 북적거렸던 국내 대표의 평택 민물고기 골목. 지금은 민물고기 도매업자들이 다 떠나고 도매상 1곳, 소매상 2곳만 남아 썰렁한 분위기다. 노량진 시장도 현재 노량진민물고기 업자들은 다 떠나고 두세 곳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구리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평택 민물고기 골목에서 30년 동안 2대에 걸쳐 원도매업을 운영하고 있는, 삼일수산의 차순재 대표는  "국내 민물고기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경기가 불황인 가장 큰 이유는 수산식품으로서 젊은층의 기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차 대표는 "지난 설 때는 수요가 거의 없어 민물고기 시장이 최대의 불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의 가락시장, 구리시장, 노량진시장 등으로 하루 적게는 500kg, 많게는 1톤 정도 공급하지만 kg당 500원밖에 마진을 남기지 못한다"며, "더 마진을 높일 경우 안 그래도 민물고기 시장이 불황인 데 사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각 시장의 도매업자들은 마진이 남지 않지만 장사를 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가게를 열어 놓고 있다는 것.

현재 메기는 kg당 4000원, 잉어는 4500, 붕어는 6000원에 국내 양식업자나 수입업체로부터 구매해 수도권 일대 시장에서 각각 500원씩을 더 붙여 공급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업자들이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 유통되는 민물고기는 대부분 중국산으로 경기도 포승 및 인천 등지에 있는 수입업체들에 의해 막대한 양들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일수산도 이곳에서 직접 구매해 오고 있다.

차 대표는 "20년 전에는 원도매업자로서 어민들로부터 100% 구입해 국내산 민물고기만 취급했지만 약 15년 전부터 어찌된 이유인지 붕어가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늘었다. 지금은 국산과 중국산이 반반씩 팔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내산 붕어가 희귀해진 이유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당시 연간 1만 톤에서 1만 5000톤 생산되던 붕어 가두리 양식업이 수질 문제로 전면 금지되면서 붕어의 시장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질 문제로 가두리 양식업이 법률에 의해 중단되고, 국산 붕어의 생산량이 줄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메기만 빼고 잉어, 붕어, 동자개, 장어 등 민물고기 거의 모두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잉어와 붕어는 국산보다 중국산이 약간 더 비싼 기현상이 오래전부터 일어났다. 이에 대해 차 대표는 "한때 국내 하천에서 잡힌 잉어와 붕어들이 오염된 강에서 포획돼 기름과 비누 냄새가 났고 투망으로 잡혀 비늘이 벗겨져 쉽게 죽어 버린 반면, 중국산은 수명이 길고 품질도 국내산보다 더 좋았기 때문에 시장 도매업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산이 떠난 자리에 중국산이 자리 잡고, 북적대던 시장에 을씨년 스런 풍경이 자리잡은 민물고기 시장의 끝없는 추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안따깝다.<구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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