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걷어내도 폐어구만 가득했던 영산강
그 들은 이 강을 ‘희망의 강’으로 만들었다
가구당 연평균 2000만원 공동체 판매액 4억6천만원 실현

 
30여명의 초노의 사람들,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어느 한 어촌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나주시 동강면을 중심으로 영산강에서 어선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들로 결성된 동강자율관리어업공동체. 이 곳은 영산강을 터전으로 5개 시군이 인접해 조업하는 전형적인 도시 외곽의 어촌 마을이다.  여느 농어촌마을처럼 젊은 사람들보다 노인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다. 평균 연령이 60세. 이 곳 마을 사람 30여명이  문묘련 위원장을 앞세워 영산강 수역을 터전으로 자율공동체에 참여한 건 지난 2008년 9월이다.

“아무리 걷어 내도 폐어구가 넘쳐났고, 불법어업으로 어획량은 해가 지날 때마다 눈에 띄게 감소했지요. 물고기를 잡는 건지, 쓰레기를 낚는 건지 몰랐을 정도에요.”

문묘련 위원장은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렇게 강을 버려두지 말자는 호소였다. 주민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문묘련 위원장은 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공동체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그녀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차근차근 마을을 추슬렀다. 동강공동체는 그렇게 시작됐다.  

‘정화와 증가’. 공동체가 첫 번째로 내건 계획이었다. 폐어구로 오염된 영산강 수역을 정화하고 불법어업으로 줄어든 어획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그들의 첫 번째 목표였다.

“무분별하게 설치되었던 폐어구들을 대상으로 어장정화 사업을 추진하였고, 연간 10톤 이상의 폐어구를 수거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사람들은 업지 내 부유 및 침적 쓰레기를 매월 4회 이상 수거하여 영산강 주변 환경 개선에도 힘썼다.

어획량 증가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불법어업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규약을 만들었다. 산란기에는 어업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틈틈이 물고기를 방류한 결과 자원고갈형 어업에서 자원증강형 어업으로 전환했다.

“공동체 결성 전에는 어가 당 수입이 500만원이었던 것이 현재는 2,000만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어요.”

어획물을 공동판매하면서 중간상인에게 휘둘리지 않게 되어 합당한 가격으로 거래한 것도 수익 중가의 요인이 됐다. 또한 버려지던 외래어종을 냉동 창고에 보관하면서 자라와 가물치 양식장의 생사료로 판매해 부수입도 늘렸다. 연간 공동체 판매소득 4억6천만원, 꿈에 그리던 수치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은 어업중심에서 벗어나 관광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수면적 1,000평 규모로 관상어 단지를 조성하여 비단잉어, 금붕어 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보고 만지며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고요.”

주민들은 대부분 여전히 반농반어를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수산물을 생산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동강공동체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서 전남지역에 생산되는 청각, 다시마, 미역을 이용하여 직접 김치를 제조, 생산하여 인터넷을 통한 판매까지 시작했다. 

문묘련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동강공동체는 최근 공동자금의 일부를 복지사업비로 지정하였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매월 2~3회 이상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빠듯한 형편임에도 매월 50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묘련 위원장은 말한다. “우리는 몸도 마음도 늙었어요. 하지만 마을을 살리기 위한 열정은 영원히 늙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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