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일수를 조절은 어업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바다의 법칙
채포금지 체장은 상향 조정을 통해 수산자원적극 보호

 

 

 전라남도 부안 변산반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격포항은 인근에 동진강과 만경강의 담수 유입으로 영양 염류가 풍부하고 해양 오염이 적어 예로부터 청정해역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격포자율관리공동체는 꽃게와 대하, 전어, 농어 등 다양한 어종이 분포하고 있어 연간 어획량이 1800톤에 달할 정도로 일찍부터 어선어업이 발달했다.
 격포공동체는 어선어업자율공동체로 복합어업 43척을 비롯해 연안자망 11척, 연안 통발 10척 등 총 72척의 어선이 참여하고 있다. 새벽부터 바쁘게 그물을 치는 격포자율관리공동체 회원들. 어종별 조업기간을 두고 조업일수를 조절하는 것은 어업인의 생존과 직결되는 바다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회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생산량 증대와 어가 상승이라는 직간접 효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3월 개장한 수산물 직판장은 공동생산과 체계적인 유통구조의 확립으로 어업인 소득향상에 일조를 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다. 격포공동체는 어민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의식전환을 통해 힘을 합친 결과 지난 2008년도 전국 최우수 자율관리공동체로 선정됐다. 
 지금의 자율관리공동체로 자리잡기까지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새만금 매립공사로 인한 어장 생태계 변화 및 무분별한 조업으로 어장분쟁이 심해지면서 수산자원이 점점 고갈됐다. 어획량이 감소하자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까지 생겨났다.
 자율관리공동체가 생기기 이전 격포항에는 선주들로 구성된 작은 모임이 있었다. 당시에는 구성원간의 의견 조율이 잘 안 돼 시간이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무엇보다 구성원들 사이에 허물어진 신뢰를 다시 쌓고 수산자원 보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어민들의 생각은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어업을 천직으로 알았던 86명은 기존에 운영해오던 모임을 자율관리공동체로 재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했다. 또한 공동체 운영 자금을 위해 매월 회비를 걷어 기금을 조성해 나갔다.
 격포공동체는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채포금지 체장을 설정하고 실천해나갔다. 격포공동체는 꽃게 자체 포획금지 체장을 법령 6.4cm 보다 큰 7cm로 정했다. 어종에 따른 채포금지 체장은 법령에 따른 체장보다 상향 조정해 실행하고 있다. 
 또한 격포공동체는 꽃게를 어획하는 자망의 그물코 크기를 제한했다. 꽃게의 경우 그물코 크기를 10cm에서 15cm로 상향조정했다. 
 또한 깨끗한 어장을 만들기 위해 한달에 한번 어장청소를 시행하고 있다. 부안수협과 협조하여 바다 속에 들어가 버려진 그물과 통발을 수거하고 있다. 또 바다생물 공공의 적인 불가사리 구제를 위해 조업 시 구제물량을 의무적으로 할당하고 있다. 그 결과 연간 100여톤에 달하는 불가사리를 구제하여 킬로그램당 500원에 전량 수매하고, 수거된 불가사리를 퇴비로 만들어 인근 과수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해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밖에 불법어업을 위한 자체 감시조를 운영하고 있다. 2인 1조가 하루 24시간 감시조가 되어 바다를 지키고 어장을 잘 관리해 불법어업이 없는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율관리어업의 적극적인 실천으로 바다가 살아나자 어획량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조피볼락, 주꾸미, 갑오징어, 꽃게 등 격포가 자랑하는 수산물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2012년 생산량이 300톤(47억원)을 기록했으며, 가구당 연평균 어업소득 역시 공동체 결성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12년 2850만원으로 상승됐다.
 김정균 격포공동체 위원장은 "격포 어민들이 오늘도 힘차게 그물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공동체가 풍요로운 바다를 잘 이용하고 수산자원을 잘 관리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명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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