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초복인데도 마음은 한파...시장 썰렁 매출·손님 절반 줄어

 
“죽겠어요, 죽겠어”
가락시장 상인 곽영희(56세)씨의 첫 말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중년의 여성이 문어가격을 물어봤다. 2마리에 4만3000원이라고 곽영희씨가 대답하자 손님이 가게를 지나쳐갔다.
곽영희씨는 “손님이 적기 때문에 마진을 낮게 부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안 팔리는 걸 어떡해”라고 하소연했다.
매출은 예전에 비해 반도 못 판다. 작년에 하루에 100만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면 요즘에는 40~50만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 하루에 몇 명의 손님이 오나 기억할 정도로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 특히 체감경기와 마진율은 비례하다고. 경기가 좋을 때는 마진을 높게 잡아도 팔리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는 마진을 낮게 불러도 잘 안 팔린다. 그리고 생물을 파는 곽영희씨는 원가에 팔 때도 많다. 생물이 죽어버리면 원가보다 싸게 팔아야 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예년 같으면 초복을 앞두고 낙지, 전복, 문어 등 보양식으로 알려진 어패류가 잘 나갔다. 때문에 물건을 저장호고 보충까지 자주 해줬다. 하지만 요즘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져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곽영희씨는 “손님이 없어서 의욕도 없고 삶의 리듬도 깨져요. 장사가 잘되면 힘든지도 모르고, 흥이 나는데 요즘 같아서는 죽을 맛이에요”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를 하는 1시간 동안 고등어 2마리 5000원의 수익만을 얻은 곽영희씨의 얼굴에는, 그래도 근심보단 생기가 어렸다. 가락시장은 상인들만이 북적였다. 손님들은 뜸했다. 그래도 가락시장은 살아있는 활어처럼 생기가 넘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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