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분쟁’…공동체 만들고 합심하니 소득 4배로 고속 상승

 
 

“한시적 규약 만들어 운영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포기하자” 설득
지금은 법적으로 명시된 금어기 보다 더 연장…‘상생’의 룰 익혀

전라남도 강진군 마량면 마량리에 위치한 마량연안어선공동체는 연안복합, 연안통발을 하는 전형적인 어선어업형 공동체다. 현재 30어가가 자율관리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 연령대가 45~53세로 타 공동체에 비해 비교적 ‘젊은(평균 50대) 어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위원장은 2009년 1월 자율관리어업 공동체에 가입이후 현재까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사우(55세)씨. 그가 장기집권(?)을 하는 것은 그만큼 회원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율관리를 하기 전에는 어업분쟁이 많아 조업실적이 떨어지고 어선어업자들간의 불신과 미움이 커져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강진만에 연안복합, 연안통발을 대상으로 하여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을 기울이던 중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강진지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관리어업공동체의 취지를 듣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서 가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처음 공동체를 구성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마량연안에선 대부분 각 개인이 어선을 가지고 어획을 하기 때문에 어업분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분쟁이 있는 어선어업을 하는 마을사람들에게 자율관리어업 취지를 설명, 적극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어렵게 다시 자리를 마련해도 뜻이 맞지 않아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다른 방법을 택했다. “마을사람들에게 한시적으로라도 직접 규약을 만들어 운영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포기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일종의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처음엔 비협조적이던 사람들이 조업구획을 공지하고 조업방식과 어획시기를 조성하면서 차츰 동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민들의 협조가 커지면서 지금은 분쟁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지역 어민들의 협조에 감사할 뿐입니다”
현재 마랑연안 어선 공동체는 어획물을 계통출하하고, 바다환경보호를 위해 침적쓰레기나 해안가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 명시된 금어기 보다 더 연장해 조업을 하고 있다. 공동체 규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지속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자원량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어민들은 불가사리같은 해적생물을 구제하는 데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공동체 사업의 효과는 소득 변화로 이어졌다.  공동체 가입 전에는 어선어업의 경우 어가 당 연간 평균 소득이 2~3천만원에 불과했으나 공동체 사업 이후 회원들 간의 조업구역 분쟁이 사라지고 서로 간 정보공유를 하다 보니 어가 당 평균 옛날보다 4배(8천만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마랑연안 어선 공동체의 가장 큰 목표는 공동체 회원이 하나가 돼 타 지역에서 조업을 하는 어민들도 공동체 규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지원 없이 근근이 꾸려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쓰레기 집하장 바지선 건조 및 노후화 된 어선들의 장비들을 교체할 수 있도록 공동체 사업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얘기했다.
분쟁을 일삼던 마을을 평화롭게 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어촌 건설에 도전하는 마량연안어선공동체, 해풍에 흔들리는 파도가 유달리 예뻐 보인다. <명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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