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자율관리어업전국대회서 대통령 표창 받은 채석포공동체

10년 만에 어가소득 2천만원을 5천만원으로
2002년 자율관리 공동체 구성으로 어촌마을 변신
쭈꾸미 자원 증강하는 것보고 자율관리 중요성 인식


충남 태안읍에서 안흥쪽으로 한적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드넓게 펼쳐진 수평선과 함께 작고 아담한 포구가 나오는 데 이곳이 바로 채석포 자율관리어업 공동체가 있는 곳이다. 채석포는 옛날에 이곳에서 금을 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람이 살면서부터 작은 포구로 변화해 이제는 어촌마을로 변한 곳이다.
이곳의 전체가구는 60여가구, 이 같은 전형적인 어촌 마을에 2002년 변화의 바람이 분다. 30여 년간 어선어업에 종사하면서 채석포 번영회장을 맡고 있던 이기란 현채석포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이 2002년 자율관리 공동체를 결성한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어촌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중학교 졸업  후 30여 년 동안 어선어업만 전념해 온  ‘참 어업인’이다. 그는 어업에 종사하면서 예전에 풍부했던 주꾸미, 홍어(일명 간재미) 등 어족자원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인근 도황 자율관리공동체가 주꾸미 산란기에 조업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수산자원을 조성, 어획량이 증가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는 마을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자율적으로 금어기를 만들고 이를 지키자는 것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누구 하나 들으려하지 않고 오히려 비웃음거리만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굴하지 않았다.
“어촌계 번영회장 등 마을의 책임자로써 주민들을 하나하나 설득했습니다.  금어기와 체장 등 제한사항을 설정해 준수토록 했더니 2002년부터 정착성 어종인 주꾸미 어획량이 증가했고 이를 계기로 주민들의 의식도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우리 어촌이 잘 살 수 있는 길은 바로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자율관리어업에 있음을 확신하고 마을 대표들과 논의한 끝에 그 해 11월 전체 어선어업 종사자 65명이 참여하는 자율관리어업 공동체를 구성했다. 조그만한 어촌 마을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어촌계 구성원이 양식어업자과 어선어업자로 구분돼 있어 종사업종 간 상호 불신이 깊어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에는 어선어업이 주업인 채석포어촌계와 양식어업이 주업인 용신어촌계로 어촌계를 분리했다. 분쟁을 막고 각자 지역특성에 맞는 어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활동의 보폭을 넓혀 간다. 무엇보다 주민 상호간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투명한 재정 관리에 전력을 다했다.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업생산 기반조성과 수산자원 남획을 방지하는 일에 앞장섰다. 주꾸미는 산란기인 6월1~8월31일까지, 홍어(간재미)는 7월1~8월31일까지 자체금어기를 설정했으며 꽃게(6.4㎝이하→7㎝이하), 조피볼락(23㎝이하→25㎝이하), 노래미(20㎝이하→22㎝이하), 홍어(규정없음→20㎝이하) 등은 법령보다 확대된 자체포획금지체장을 설정, 이를 준수토록 했다. 또한 자율관리공동체기금을 활용해 2003년부터 외포란 꽃게 150kg, 포란 조피볼락 150kg, 해삼 중간종묘 400kg을 매년 방류했다.
  특히 꽃게 채포금지 기간 동안에는 포란된 꽃게, 어린고기를 몰래 채포하는 일반인을 감시하기 위해서 매일 2인 1조 감시조를 편성, 입?출항 신고소 직원들과 합동으로 주야로 순찰활동을 실시했다. 주간에는 이 위원장이 직접 순찰하면서 활어수집상 감시는 물론 매일 마을방송을 통해 불법어업 예방을 위한 어업인 의식개혁을 추진했다. 매월 ‘바다청소의 날’을 정해  1회 이상 항포구 청소를 정례화 하고  매년 항포구 쓰레기 및 폐어구를 20톤이상 수거했다. 또 조업 시 올라오는 불가사리를 의무적으로 매일 50kg이상 구제토록 했다.
어획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다.  자체금어기 및 포획금지 체장 설정, 수산종묘 방류, 불법어업근절 및 바다 살리기 운동 등 자율관리어업을 통해 수산자원이 회복됨으로서 황폐한 어장이 황금어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10여 년 전만 해도 연 2천만 원 내외 소득으로 빈곤에 허덕이던 마을이  2007년 4천만원, 지난해에는 5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 공동체로 바뀐 것이다.
어촌계 소유 해삼, 전복양식장에서 매년 해삼 1,500kg을 판매하여 3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어촌계기금으로 전용하여 외포란 꽃게, 포란 조피볼락을 매입, 방류하는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이 결과 2003년, 2004년, 2006년도, 2008년, 2009년도 총 5회에 걸쳐 자율관리어업 공동체 전국평가에서 우수공동체로 선정돼 육성사업 지원금 인센티브 총 6억 6천 만 원을 지원받았다. 지원비는 어촌계원의 숙원사업인 해삼, 전복어장의 환경개선사업(투석 10ha, 32M/T, 불가사리수거 25ha, 30M/T) 및 자원조성사업(종묘방류 20ha, 300만마리)등 수산 기반시설을 확충하는데 썼다. 
 2010년에는 자율관리어업공체 중 최고등급인 졸업공동체로 선정돼 총사업비 7억9천만 원을 지원받아 지상 2층에 595㎡의 수산물위판장을 완공(2011년)했다. 이 시설로 현재  90억원의 위판고를 올리는 등 계통판매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30억 원 정도의 위판 소득이 향상됐다. 어촌지도자의 노력과 힘이 어떻게 어촌을 바꿔 놓을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케이스다. 채석포 공동체는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위판소득을 재투자하면서 자원조성 기반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채석포 공동체는 자율관리가 왜 필요한지를 절실하게 느낀 공동체”라며 “자율관리로 인해 우리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정보 활용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산교육을 실시하는 등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그 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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