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받은 단체 회장이 ICA 수산위 최악의 상황에서 위원장직 수락
일본 전어련도 재정적 부담 때문에 내 놓은 자리를 대단한 것처럼 포장

사무국장도 계약직…맡는 사람 없으면 수산위 ICA 본부 반납 위기
위원장 맡고 사무국 운영하면 그 돈은... 심포지엄 개최에 1억여원등 사용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의 최근 동남아 방문과 관련, ICA 수산위원장 자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ICA 수산위원장 자리는 과연 어떤 자리인가. 그리고  이종구 회장은 어떻게 그 자리를 맡게 됐는가. 공적자금을 받고 있는 수협의 회장이 많은 재정적 부담을 져야 할 그 자리를 과연 맡아야 했는가.
수협중앙회는 2009년 11월 ‘이종구 수협회장 ICA 수산위원회 위원장 취임… 임기는 2013년까지, 같은 기간 수협에 사무국 설치’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기 회의에서 이종구 수협회장을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종구 수산위원회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2013년까지이며 같은 기간 수협은 수산위원회 사무국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이로써 이종구 수협회장은 ICA 수산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 수산업 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산업의 공동발전을 위해 일하게 된다. 이번 이 회장의 수산위원장 선출은 수협이 지난 1979년 수산위원회에 참여한 이래 수협회장으로는 처음 있는 일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변화된 위상을 대변하는 반가운 일이다”
이종구 회장의 수산위원장 선출이 우리로써는 대단한 성과고 쾌거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표다. 그러나 이때 ICA 수산위원회는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었다.
당시 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전어련이 2009년부터 ICA 수산위원회(ICFO) 사무국의 운영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현 수산위원회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를 희망한다”고 쓰여 있다. 그러면서 “전어련은 현재 지속적인 구조조정 절차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ICA 사무국을 운영해 왔으며 매년 회비와는 별도로 수산위원회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 왔다”며 “그러나 일본정부가 국제협동조합 활동을 위해 전어련에 지원해 주는 보조금을 1/5 수준으로 축소해 의장직을 내 놓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ICA 수산위원회가 당시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이었는지는 다음 자료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 자료에는 “ICA 수산위원회 사무국장(사토)의 임기가 2008년 1월부로 만료돼 현재 전어련에 1년 계약직원으로 고용돼 있으며 2009년 1월 이후 재계약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고 수산위원회 운영이 최악의 상황임을 설명하고 있다.
또 사무국을 수협중앙회가 맡아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은 이후 계속되는 구조조정의 압력과 대내외적으로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사무국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수협관계자가 설명했다고 돼 있다. 게다가 “사무국 운영을 원하는 ICA 수산위원회 회원 단체가 없을 경우 전어련은 수산위원회 의결을 통해 이를 ICA본부에 반환할 예정”이라는 전망까지 내 놓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24개국 27개 회원국 (당시)중 이것을 맡겠다는 국가가 하나도 없었다. 전 수협 관계자는 “이것을 맡는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종구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ICA 수산위원장직을 수락한다.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은 이후 계속되는 구조조정의 압력과 대내외적으로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은 그가 위원장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행보는 거침없이 이어진다. 2010년 6월 1억여원을 들여 수협과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가 공동으로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후 동남아 협동조합 관계자 초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방문 정보화기기 전달,  사무국 운영, 협동조합의 노벨상(수협보도자료)이라는 로치데일상 수상, 지난달 미얀마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정보화 기기 전달까지 거침이 없다. 수협은 안팎으로 곱사등이 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맡지 않아도 될 수산위원장을 맡아 몇 억원씩 돈을 쓰고 있다면 이것은 ‘탄핵’에 해당될 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게 수산계 시각이다. A모 전 수협중앙회장은 “우리보고도 그것을 맡아 달라고 했는데 안 했다”며 “참으로 웃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한 수산계 인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수산위원장이  우리 어민들은 적조 해파리 태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정보화기기 등을 전달하기 위해 외국에 나간다는 게 맞는 얘기냐”고 반문한다.  과연 이런 것들을 수협 구성원 및 조합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문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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